[서울여행, 북아현동] 북아현의 골목길은 무슨 꿈을 꾸는걸까?

2010. 2. 15. 00:55서울여행 큐레이터


연휴인데다가 날씨까지 맑았던 어제 ,오랜만에 북아현동을 다시 걸었다. 여전히 골목에서 마주치는 사람은 적었고 동네는 조용했다.

그리고 스스로도 더 머무르는게 지겨웠던지, 봄을 다급하게 부르는 겨울의 고드름 녹는 물소리가 곳곳에서 경쾌하게 들리던 어제 오후에 [명랑한 이별식]의 소품으로 날렸던 눈이 녹은 자리에 하늘 한 움큼이 담겨있었다.

태초에... 세상에 아무 것도 없었을 때, 하늘은 땅이 꾸는 꿈이었으리라.

타인을 모르는 갓난 아이에게 엄마가 곧 자신이듯이, 최초의 대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자기인 줄 알고, 하늘은 곧 땅을 바라보며 자신인줄 알았으리라. 타인이 존재하지 않았던 세상엔 평화가 가득했으리라. 그리고 땅은 아직도 그 때를 잊지 못하고 하늘을 품어 보여주는 것이리라 ...

이런 생각으로 하늘 한번 올려보고, 땅 한번 내려다보며, 음력 설을 기다리던 나의 삽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