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동] 북아현 골목에서 A piece of 하늘, 그야말로 하늘 한 조각을 발견하다.

2010. 2. 3. 15:25서울여행 큐레이터


나의 삶이란 뭐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을 뿐더러 요란하지도 않다. 어쩌면 내 성격은 조금 부산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거야 순간의 모습일뿐, 전반적으로 나의 일상을 고요하다.

잘 생각해보면 매 순간을 대강 대강 사는 것도 아닌것 같은데 삶은 종종 힘든 순간을 내 앞에 툭 툭  던져놓는다.

어린 애들이 심술 부리듯이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살았길래 쉬운 일이 없는가....하고 멍해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내게 힘든 일이란 정말로 힘든 사람들이 듣는다면 코 웃음을 칠만큼 사소한 일일테지만 고통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같지 않을까? 그래서 어쨌거나 나도 간혹 살아있음이 버거울 때가 있다.

날씨가 전형적으로 가을이었던, 작년의 그 때쯤 북아현 골목을 걸었다.

삶이 아플 때, 골목길을 걷는 건 매우 훌륭한 치료약이 된다.

걸으며 사진을 찍고, 피곤하면 앉아서 사진을 찍는 나만의 휴식은, 그래서  골목이 없어지는 개발 붐(boom)이 커질수록 더욱 긴요해진다.

한참을 걷다가 길 가에 세워진 오토바이 백미러에서 나는 우연하게 하늘 한 조각을 발견하였다.

그렇다. 그것은 분명히 A piece of 하늘 , 하늘 한 조각이었다. 딱 거울만큼의 하늘.

어쩌면, 시간을 살아가는 일에도 이렇게 백미러가 조금은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늘을 비추든, back을 비추든 간에 시선을 조금은 돌려줄 거울이 이따금씩은 진짜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