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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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북아현에서.. '따봉'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따봉'이 무슨 뜻인지 아는 분이 있다면 그건 분명히 아래 두 가지 중에 하나일 것이다. 1.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유식하다. 2. 나이가 많다. 그리고 대체로는 두번째에 해당할 것이다. 그렇다. 따봉을 아는 당신은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이다. (물론 당신 스스로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래를 보라. 당신을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백만대군이다) 따봉이란, 오래전에 대히트했던 광고에서 나온 유행어로 '좋다'는 뜻의 포르투갈어이다. 뜬금없이 포르투갈이라니.... 게다가 나는 포르투갈은 커녕 유럽 땅을 밟아본 일이 없는터라 포르투갈이라는 단어조차도 생경하다. ..................... 북아현동은 걷기 좋은 동네이다. 요즘에야, 온라인 마켓이 소셜커머스로,..
2014.08.25 -
[전주여행] 전주 한옥마을 여행의 시작
사실, 여행지로 전주를 결정한 건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냥 어디를 갈까 여기 저기 생각하던 중에, 나는 은근히 부산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친이가 갑자기 전주를 가자고 이야기 했을 때 아주 잠깐동안 나는 두 가지 생각 중에 보다 나은 생각을 선택해야하는 생각의 뽑기를 경험했다. 1. 전주? 아니 거긴 왜?2. 그래도 가면 여행할만 것이 있을까? 원래 서울 사람이 서울 여행 안다니는 법이다. 꼭 촌 놈들이 육삼삘딍이네, 유람선이네, 쌍둥이 삘딩같은데를 찾는거지 진짜 서울 사람들은 그런 곳에 잘 안가기 마련이다. 지리산에 사는 사람이 지리산 등반하는거 봤냐? 원래 어떤 곳이든 자기 삶의 터전이 되어버리면 제 아무리 절경이라고 하더라도 그 곳은 그저 생활지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아무 감흥을 못느끼는 법이지..
2012.09.04 -
[푸켓여행] 푸켓으로 한 걸음 더
피피섬, 팡아만, 빠통비치, 시트러스헤이트, 아프로디테쇼 등등의 키워드로 기억될 나의 푸켓 출장은 4박 6일동안 1499장의 촬영을 남기며 힘들게 끝나가고 있었다. 출장의 마지막날, 나는 그동안 호텔과 관광지만 촬영한 아쉬움이 너무 컸었다. 비록 몸은 군대 유격훈련 다녀온 것처럼 힘들고 피곤하고 무거웠지만, 마지막까지 관광사진만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의 숙소, 시트러스헤이트 호텔을 아침 7시에 나와서 호텔 뒤 편으로 걸어다니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시트러스 헤이트 호텔에 묵으실 분들을 위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호텔 바로 앞에는 아무 것도 없다. --; 그냥 bar 같은거 하나 있어.. 근데 딱 봐도 별로 땡기지 않는 그런 빠... 호텔 왼편에 편의점이 하나 있고, 오른쪽으로 ..
2012.06.04 -
[서울여행, 홍대] 별이 빛나는 골목을 만나다
작년 여름, 목이 칼칼해서 맥주나 시원하게 한 잔 할까하고 홍대 골목을 걸어다니다가 별이 반짝이는 골목을 발견했다.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별빛이 날 설레이게 해주었다.
2012.05.21 -
[서울여행, 북아현동] 호기심 많은 토끼, 바다 속으로 들어가다
몇 개월만에 북아현의 골목길을 걸었다. 봄은 이 골목에도 너그러이 찾아와 제법 느긋한 분위기를 자아내 주었다. 나는 사진을 찍기보다, 천천히 걷는 쪽을 선택하여 일부러 계단들만 골라서 걸어다녔는데 내가 즐겨가는 기찻길이 보이는 골목 입구에 들어서니 바로 이 토끼가 있었다. 나는 이 토끼를 보자마자, 용왕의 사주를 받아 육지로 나왔다가 토끼한테 단단히 낚였다는 자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센스없는 자라 자식 .. 사람이...아, 아니 자라가 너무 착해도 문제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상상은 조금씩 커져갔다. 용왕: 이 센스없는 자라 자식아~~ 야! 너 토끼한테 낚인거야, 알아 몰라? 자라: 용왕님 면목이 없습니다. 용왕: 아놔, 이 새끼 이거...꺼져 이 자식아...아 저 자식은 뭐하나 제대로..
2010.05.11 -
[서울여행, 만리동과 아현동 고개] 사라졌다고 지워진 건 아니야. 기억할 때까지만 존재해줘
1. 부덕이 만리동 고개를 무척이나 아끼는 나는 그동안 숱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였다. 오래전의 나에게 만리동 고개는 여러모로 유용한 길이었다. 무엇보다 집에서 충무로까지 가기 위해서는 마포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만리동을 넘어서 가곤 했다. 만리동 고개를 기웃거리던 어느 늦가을에, 나는 작은 화단이 예쁘게 단장된 한 주택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화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빨래줄의 집개가 보기에 이뻤다. 이때는 니콘 FM2로 찍었기 때문에 한참동안 구도를 잡고, 노출값을 측정하고 있을 때였는데, 저 멀리 언덕 아래에서 나를 향해 이런 소리가 들렸다. 사실 말이 '소리'이지 실상은 고함에 가까웠던 그 말인즉, '거기서 뭐하는겨?' 나는 뭔가 잘못을 저지른 줄 알고, 짐짓 쫄은 티를 내면서...(살다보면 이런 ..
201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