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홍제동 개미마을] 시간의 흔적이 켜켜히 쌓인 동네가 보고싶다면...
2010. 3. 4. 10:02ㆍ서울여행 큐레이터
개미 마을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최근의 개미마을 사진은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탄길]
내가 처음 개미마을을 갔을 때는 늦겨울, 혹은 이른 봄이었다.
어디선가 그런 마을이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물어 물어 찾아갔던 마을에서 내가 받은 첫 인상은....삶의 조건이란 참 다양하구나...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이 마을에 대해서 어떠한 동정 같은 건 없었다.
이 사진들은 FM2와 니콘 D50으로 찍은 사진들인데, 특히 이 연탄길은 FM2로 찍은 사진이고, 이 장면을 잡기 위해 나는 이 길에 거의 엎드려서 찍은 기억이 안다.
사람 한 두명 정도 지나 다닐 수 있는 길가를 이렇게 연탄으로 장식한다는 생각이 참 재밌는 풍경이다.
개나리가 필 무렵의 개미 마을 전경이다. 산을 등지고 사는 마을의 모습이 잡혔다.
마을 뒷 산에 이렇게 연탄재들만 모아두는 곳이 있었다. 실제로는 엄청나게 많은 연탄재가 예술품처럼 쌓여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종종 다닐때만해도 버려진 t.v들이 많았었다. 이 사진의 T.V 도 버려진 것이다.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T.V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진을 몇 장 더 올려본다.
개미마을의 재밌는 점은 버리는 패트병, 소주병 기타 형태가 있는 모든 물건을 이용해서 지지대를 삼는다거나 일종의 경계같은 걸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T.V는 네모난 모양과 그 단단한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을 곳곳에서 T.V를 이용해서 만든 경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밑에 사진은 동네 체육시설, 공터 같은 곳인데 배드민턴 정도 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 놓여있던 T.V이다.
이 마크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남녀 구분표시이다. 그렇다면 개미마을에서는 이 마크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바로 화장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직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닐 적에만해도 공용 화장실을 사용했었다. 그리고 각 화장실 입구마다 연번이 적혀져있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의 화장실은 마을에서 47,48번째 화장실인것이다.
그리고 이 마을에는 강아지들이 집집마다 한 두 마리씩 있어서 나같은 이방인이 나타나면 개들이 이구동성으로 짖어대는 바람에 강아지의 홀대에 섭섭해질 지경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만났던 몇 몇 주민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개미마을이라는 이름은 동네 주민들이 붙이신 거라고 한다. 개미같은 삶이라는 의미일것이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이 분들의 삶의 조건에 대해서...
사진을 찍다가 기회가 되어, 몇몇 주민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흔히 말하는 쪽방이거나 그보다 조금 더 큰.... 많이 큰 것도 아니라 진짜로 조금 더 큰 방이 전부인 가정집들이 거의 전부 다였다.
하지만, 나는 이 마을의 조건이 이 분들의 삶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물론, 약간 불편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동네 주민들의 삶까지 쪽방마냥 작고,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굳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런 생각은 단지 이보다 조금 나은 삶의 조건 속에 사는 내가 느끼는 일종의 연민 같은 것은 분명히 아니다. 보통, 이런 사진 끝에 마무리되는 그래도 삶은 희망이 있다는 따위의 어줍잖은 감상도 더더욱 아니다.
이런 느낌은 철저하게 내가 수차례에 걸쳐 이 동네를 다니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그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고(이 분들의 사진은 초상권 관계로 올리지 못했다) 또 그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은 느낌을 요약해서 이야기한 것 뿐이다.
삶의 조건이란건 조금 불편할 순 있어도 그것이 인생 전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내가 개미 마을에 대해서 느낀 감정이다.
요즘에는 이 마을에 공공미술팀이 들어갔던건지 아니면 관 주도하에 작업이 이루어진건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마을 전체적으로 벽화들이 그려졌고, 이로 인해서 일약 유명한 동네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깊이없는 공공미술에 반대하는 나는 과연 그런 그림들이 동네분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 의문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미술인지 궁금하다. 마을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관광지마냥 외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는가?
조만간 다시 한번 개미마을에 가서, 이 부분에 대해서 동네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아래에 못 다 올린 사진을 올린다.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7번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마을버스를 타기 싫어서 걸어올라간다면 분명히 중도에 포기할 확률이 50%는 넘는다. 그냥 마을버스 타고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걷는게 좋을 것이다.
마을버스 종점에 공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규모의 화장실이 있다. 수도시설도 잘되어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마을 전체를 통털어 슈퍼가 한 군데 밖에 없으므로 간단하게 마실 물 정도는 미리 준비하는게 좋다. 언젠가 나는 마을 중턱에서 갑자기 갈증이 나는데 슈퍼마켓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물을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진 동호회 단위로 갈 때는 반드시 조용하게 찍길 바라고, 내려오는 길에 홍제역 근방으로 술과 밥 먹을 식당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
사진은 FM2, Mr.Macro, D50으로 찍었고, 디지털이 아닌 것은 필름 스캔한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탄길]
내가 처음 개미마을을 갔을 때는 늦겨울, 혹은 이른 봄이었다.
어디선가 그런 마을이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물어 물어 찾아갔던 마을에서 내가 받은 첫 인상은....삶의 조건이란 참 다양하구나...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이 마을에 대해서 어떠한 동정 같은 건 없었다.
이 사진들은 FM2와 니콘 D50으로 찍은 사진들인데, 특히 이 연탄길은 FM2로 찍은 사진이고, 이 장면을 잡기 위해 나는 이 길에 거의 엎드려서 찍은 기억이 안다.
사람 한 두명 정도 지나 다닐 수 있는 길가를 이렇게 연탄으로 장식한다는 생각이 참 재밌는 풍경이다.
개나리가 필 무렵의 개미 마을 전경이다. 산을 등지고 사는 마을의 모습이 잡혔다.
마을 뒷 산에 이렇게 연탄재들만 모아두는 곳이 있었다. 실제로는 엄청나게 많은 연탄재가 예술품처럼 쌓여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종종 다닐때만해도 버려진 t.v들이 많았었다. 이 사진의 T.V 도 버려진 것이다.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T.V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진을 몇 장 더 올려본다.
개미마을의 재밌는 점은 버리는 패트병, 소주병 기타 형태가 있는 모든 물건을 이용해서 지지대를 삼는다거나 일종의 경계같은 걸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T.V는 네모난 모양과 그 단단한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을 곳곳에서 T.V를 이용해서 만든 경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밑에 사진은 동네 체육시설, 공터 같은 곳인데 배드민턴 정도 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 놓여있던 T.V이다.
이 마크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남녀 구분표시이다. 그렇다면 개미마을에서는 이 마크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바로 화장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직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닐 적에만해도 공용 화장실을 사용했었다. 그리고 각 화장실 입구마다 연번이 적혀져있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의 화장실은 마을에서 47,48번째 화장실인것이다.
그리고 이 마을에는 강아지들이 집집마다 한 두 마리씩 있어서 나같은 이방인이 나타나면 개들이 이구동성으로 짖어대는 바람에 강아지의 홀대에 섭섭해질 지경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만났던 몇 몇 주민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개미마을이라는 이름은 동네 주민들이 붙이신 거라고 한다. 개미같은 삶이라는 의미일것이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이 분들의 삶의 조건에 대해서...
사진을 찍다가 기회가 되어, 몇몇 주민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흔히 말하는 쪽방이거나 그보다 조금 더 큰.... 많이 큰 것도 아니라 진짜로 조금 더 큰 방이 전부인 가정집들이 거의 전부 다였다.
하지만, 나는 이 마을의 조건이 이 분들의 삶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물론, 약간 불편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동네 주민들의 삶까지 쪽방마냥 작고,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굳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런 생각은 단지 이보다 조금 나은 삶의 조건 속에 사는 내가 느끼는 일종의 연민 같은 것은 분명히 아니다. 보통, 이런 사진 끝에 마무리되는 그래도 삶은 희망이 있다는 따위의 어줍잖은 감상도 더더욱 아니다.
이런 느낌은 철저하게 내가 수차례에 걸쳐 이 동네를 다니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그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고(이 분들의 사진은 초상권 관계로 올리지 못했다) 또 그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은 느낌을 요약해서 이야기한 것 뿐이다.
삶의 조건이란건 조금 불편할 순 있어도 그것이 인생 전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내가 개미 마을에 대해서 느낀 감정이다.
요즘에는 이 마을에 공공미술팀이 들어갔던건지 아니면 관 주도하에 작업이 이루어진건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마을 전체적으로 벽화들이 그려졌고, 이로 인해서 일약 유명한 동네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깊이없는 공공미술에 반대하는 나는 과연 그런 그림들이 동네분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 의문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미술인지 궁금하다. 마을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관광지마냥 외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는가?
조만간 다시 한번 개미마을에 가서, 이 부분에 대해서 동네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아래에 못 다 올린 사진을 올린다.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토이카메라 Mr.Macro로 찍은 사진>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7번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마을버스를 타기 싫어서 걸어올라간다면 분명히 중도에 포기할 확률이 50%는 넘는다. 그냥 마을버스 타고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걷는게 좋을 것이다.
마을버스 종점에 공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규모의 화장실이 있다. 수도시설도 잘되어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마을 전체를 통털어 슈퍼가 한 군데 밖에 없으므로 간단하게 마실 물 정도는 미리 준비하는게 좋다. 언젠가 나는 마을 중턱에서 갑자기 갈증이 나는데 슈퍼마켓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물을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진 동호회 단위로 갈 때는 반드시 조용하게 찍길 바라고, 내려오는 길에 홍제역 근방으로 술과 밥 먹을 식당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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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FM2, Mr.Macro, D50으로 찍었고, 디지털이 아닌 것은 필름 스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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