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영등포] 미안하다는 말보다 더 위로가 되는 말은?
2010. 2. 24. 01:39ㆍ서울여행 큐레이터
Sorry come again
나는 이 말이 참으로 위로가 된다.
다시 오겠다는 말...
아예 닫힌 게 아니라 다시 오겠다는 희망, 기약이 있지 않은가? 이럴땐 닫힌게 슬프지도 애닯지도 않다.
나는 요즘 과거에 꾸었던 꿈같은 걸 가끔씩 생각한다.
이 나이가 되면, 나는 이렇게 살게 될 줄 알았다는 것들...
꼭 그게, 돈을 얼마큼 벌고, 어떤 일을 어떤식으로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 살고 있을 거라는,과거에 꾸었던 오늘의 나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 말이다.
더러는 그렇게 되어가는게 있기도 한 반면에, 더러는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그게 어른이 되는거라는, 세상은 원래 터프한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통속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니까.
단지 예전의 나는 세상에 대해서 조금만 알았을 뿐이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굳이 거기에 향수를 가질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세상 것에 물들어가는 게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잃는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순수했던 때의 안목에 가차없는 수정을 가해야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어린 시절의 세상 사람들이 모두 순수하지만은 않다. 다만, 키가 작아서 덩크를 못하는 것처럼, 아는게 없어서 뭔가 다른 걸 하지 않았을 뿐이지 내가 아는 한, 또 나의 어린 시절을 [순수]하게 고백하는한 그 시절의 나는 절대로 [순수]하지 않았다. 그 나름의 범위에서 영악하고, 노련했었다.
그러니까 순수한 시절이라는 표현은 신화에 불과하다.
순수했던 시절 자체가 사실로 존재했었던게 아니라, 시점을 과거로 돌렸을 때 단지 그렇게 보이는 착시 현상같은거다. 그리고 그렇게 되고 싶은 욕망을 투영한 신화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어쩌다보니 잊고 사는 것들이 있기도 하다. 우리가 네번째 발가락의 인식없이도 잘 사는 것처럼...
나에겐 그것이 밑도 끝도 없는 용기라던가, 미친척 될대로 되라는 무대뽀 프런티어정신이라던가 혹은 자존심 따위와는 상관없이 통크게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는 아량같은 것들인데, 살면서 잘 사용하지 않다보니 [네번째 발가락]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가끔씩 그것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면 잘 안보이는 경우가 있다.
내 마음 방 어딘가에 잘 둔다고 둔 것들이 막상 쓰려면 꼭 사라지는 [우리 엄마 안경]같은 경우이다.
그럴땐 아마도 용기님과 무대뽀군과 아량씨가 머무는 방 문앞에 이런 팻말이 걸려있는것이 분명하다.
[미안하다,하지만 곧 돌아오겠다]
세상 사람 누군들, 다시 돌리고 싶은 것들이 없을까?
만약 당신이 그것들을 다시 찾지 못한다면, 실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가까이 가서,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이 있는 방을 들여다보라.
그럼, 거기에 [closed]가 아닌 [Sorry come again]의 팻말이 붙어있을테니까 말이다.
정말이다....곧 돌아올 것이다.
이 사진은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적인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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