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여행] 푸켓으로 한 걸음 더

2012. 6. 4. 13:41가끔은 바다밖 여행





피피섬, 팡아만, 빠통비치, 시트러스헤이트, 아프로디테쇼 등등의 키워드로 기억될 나의 푸켓 출장은 4박 6일동안 1499장의 촬영을 남기며 힘들게 끝나가고 있었다.


출장의 마지막날, 나는 그동안 호텔과 관광지만 촬영한 아쉬움이 너무 컸었다.


비록 몸은 군대 유격훈련 다녀온 것처럼 힘들고 피곤하고 무거웠지만, 마지막까지 관광사진만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의 숙소, 시트러스헤이트 호텔을 아침 7시에 나와서 호텔 뒤 편으로 걸어다니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시트러스 헤이트 호텔에 묵으실 분들을 위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호텔 바로 앞에는 




아무 것도 없다. --;



그냥 bar 같은거 하나 있어.. 근데 딱 봐도 별로 땡기지 않는 그런 빠...


호텔 왼편에 편의점이 하나 있고,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정실론 쇼핑 센타가 나오죠.


그리고 호텔 뒷편으로 걸어가면...


그러니까, 이거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거야? 할 정도로 멍하게 걷다보면...



아차, 오르막길이야... 


외국인 친구들이 아침밥을 먹으러 슬슬 나오는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 지역이 서울에서는 정보가 별로 없는 호텔지역인데, 이 동네가 사실상 매우 특별한 아우라가 있습니다.


시트러스 헤이트 호텔에 묵게 된다면 반드시 뒷쪽(정확하게는 윗쪽) 골목을 걸어보시기를....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언덕길, 오르막길, 산등성이임)







아침에 호텔에서 내려다본 풍경.


푸켓 사람들은 주로 오토바이로 이동한다.








이 놈은 시트러스헤이트 호텔에 기대서 사는 놈....올 때 갈 때마다... 항상 이 곳에서 자고 있거나 뭘 먹고 있었다.








푸켓은 지금 호텔 + 민간 빌라 건축붐이다. 어딜가도 건설 현장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지금 푸켓 주민들의 중요한 경제 수단은 건설현장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설 현장일은 주로 남자들이 하지만, 여기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다. 진짜로 여자도 많고 아이들도 많았다.









호텔 뒷편에 세탁소가 있었는데, 마침 내가 지나갈 때 주인 모녀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무슨 쥬스라고 했는데, 앞에 무슨...을 영어로 못알아들었다.




















세탁소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어딘가로 이동하시는 스님들이 보였다.


그래서 정중하게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러라고 하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서너 컷을 찍었는데, 다 찍고 인사를 했더니만, 이 분들이 당당하게 내게


"Money"


"well, I beg your parden?"


"money!"


"ah...money? you need money, right"


"yes, money!"




이런 경우없는 땡중을 봤나......


이 사람들은 스님이 아니라 스님 코스프레를 하는 쇼맨들 같은 느낌과 함께 기분이 확 나빠져서 인상이라면 갱스터 흑형만 빼놓고는 세계 어디서는 지지 않는 내 안면 근육을 험악하게 움직이며 이렇게 쏴붙여주었다.


"No money for you!"


역시 드러운 인상에 대한 기준은 세계가 동일한가봐다.


내 얼굴을 살짝 보던 이 분들이 약간 멈칫하더니만, 오히려 조용하게 고개를 숙이며 지나갔다.


인상탓.....은 아니었을테고 아마 조금 쪽팔렸겠지 뭐..









하여간 푸켓은 어딜가봐 고양이들이 나를 야리고 있었다.












푸켓의 택시, 유일한 교통수단 툭툭이다.


색깔이 예뻤다....








비교적 저렴한 이런 호텔들에는 유럽 형님, 누님들이 한달씩 지낸다고 한다.








역시 오토바이가 많다.


현지 주민들도 오토바이로 이동할 뿐더러, 관광객들도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타고 다니는 걸 엄청나게 볼 수 있다.


그리하여, 푸켓에서는 오토바이트 족들을 위해서 휘발유를 길거리에서 그냥 판다.



하지만, 횽 이야기 똑똑히 기억해주길 바란다.


잊지말고, 꼭 명심해라....


다시 한번 또박또박 얘기해주겠다.



푸켓에서는 휘발유를 길거리에서 판다.


그런데 판매상점의 모양이 전혀 주유소같지 않다.


오히려 생과일 쥬스 파는 노점과 매우 흡사하다.


외국에 가면, 괜히 긴장하고 뭔가 새로워보이는 경향이 있다.


횽도 그랬으니까..


게다가


이 노점상인들이 휘발유를 통일된 용기에 넣어서 파느냐?


절대 아니다..


그냥 빈 병 아무거나 주워서 판다.


그러니까, 딱 보면 그냥 술병이나, 음료수 병이다.


색도 누리끼리한게...


대강 보면 누가봐도 열대 쥬스라고 착각할만하다.


그래서 자칫 잘 못하면 돈 주고 휘발유사서, 음료수인지 알고 마시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노파심에서 이렇게 강조하는거다.


그러나 진짜로 휘발유를 쥬스인줄 알고 마셨다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왜???



쪽팔리니까 말을 안했겠지... 그래서 소문이 안나는거야...



어쨌거나 아래 사진도 그런 노점 중에 하나이다.





















사진찍히는걸 부끄러워하는 아들을 잡는 아버지....


아버지는 훈남인데 아들이 좀 아쉽다...


우리 집에선 내가 제일 우성인데....(?)












하여간 여기 개들은 눈을 안떠









뭘 봐 임마?


여기 고양이들은 늘 나를 저렇게 꼬라보는데...


아 놔 진짜.... 짜증나...












택시를 타려면 저기에 서있으면 알아서 툭툭이가 온다.


불나방이 가로등에 달려들 듯 몰려온다.


쫄지마라....당당하게 



깎아라..... 무조건 두배 이상 부를테니까, 말만 잘하면 반으로 깎는 협상이 가능하다.




이 사진을 찍고 길을 걸어내려가는데 저어... 멀리서 웬 여자가 나를 보면서 소리를 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설마 나인가?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그 골목엔...




나 밖에 없었어.




아놔, 저 아줌마는 도대체 왜 나를 보고 소리를 치는걸까? 그것도 뛰어오면서... 젠장 무서워 죽겠네...



근데 이 여자분이 내게 와서 뭘 보여주는데 , 그게 바로 이 새였다.



내가 너무 놀라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뒷 걸음질 치니까


"scared?" 라고 물어봤는데...


한국말로는 "쫄았냐?" 정도가 되겠다.....





새에 쫀 게 아니라 그걸 잡아온 너한테 쫀거다.....라고 해주고 싶었으나 영어가 짧았다.














하여간 밤 새 어디서 술을 드시고 오신 건, 온 몸에서 소주냄새 비슷한게 암내랑 섞여서 풍기는데... 사진이고 뭐고 그냥 도망치고 싶었으나 도망쳤다간 저 야생 아줌마한테 뒷통수 채일까봐 무서웠다.



아차, 그리고 새는 기념 촬영후, 날려보내줬다.



이 여자분은 러시아에서 왔고,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줬더니 이런 답장이 왔다.


Hello. Thanks for these photos from polina werhotina


웬지.... 답장도 쿨했어




이 러시안 버드 아줌마를 보내놓고, 슬슬 배가 고파서 주전부리나 할까 싶어서 카메라 가방을 뒤졌는데



이번에도 지갑을 두고 온거야 --;



난 왜 맨날 이러니??



젠장할 배고픔에 길을 걷는데 저 쪽에서 빨래를 너는 아주머니를 발견하였다.



나는 이 연작을 푸켓 사진중에서 가장 아낀다.




























푸켓에서는 아이들도 생계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 꼬마는 학교를 가는 걸 보니, 부모를 잘 만난듯 했다.




공부 열심히하고, 나중에 크면 한국에 여행오려무나....라고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전혀 못알아듣는 것 같았다.











이거 말이다.... 내가 아까 말한 유럽형들 많은 골목에서 아침밥을 파는 식당에서 찍은건데.... 이 신성한 계란 후라이가 이런 몰골로....


솔직히 먹고 싶지 않았지만......  유럽형들은 잘 먹던데?


나보다 비위가 좋은가봐












일종의 재래시장 같은 곳인데, 아침 8시경이었는데도 장을 보는 사람들이 꾀나 많았었다.










이 형은 무표정일 땐 솔직히 좀 무서웠다.


사진 찍으면서, 나한테 시비걸까봐 조심조심 찍었는데


나를 슬쩍 바라보길래



"굿모닝(입니다). 그건 아침식사 (입니까?)" 라고 묻자


갑자기 이렇게 훈남 미소를 지어주셨다.



사진을 찍으면서 영어로 말을 걸었는데 고개를 흔드는 걸봐서는 영어를 못해서 웃으셨던 것 같다.



설마 뭐 내가 좋아서 웃었겠어?













이렇게 환하게 웃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형님














이 꼬마는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알아서 이런 포즈를 취해주는 장래의 연예인이 될 성 싶은 끼가 다분했다.


푸켓에서는 보기 드문 미인형이었어....









얘는 카메라를 보더니 갑자기 재채기를......


카메라 알레르기가 있나??

















그만 좀 자 임마들아.......


















굳이 푸켓이라고 얘기하지 않으면 유럽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거리가 예쁘다.


물론 나 유럽 안가봤다..


그래서 솔직히 유럽이 이런지 아닌지 몰라..


그냥 대강 갖다붙인거야. 여하간 칼라가 이쁘잖아? 그렇지???


















아무래도 난 스타벅스에 감염된 것 같아.


푸켓에서 스타벅스를 발견했는데 말야.... 왜 내가 반가운거지?










이게 정실론 쇼핑센타 전경의 모습이다.


밤이 되면, 낮의 이 모습은 상상도 안될 정도로 북적거리고, 나이트가 빤짝빤짝거린다.


그러나, 푸켓의 밤거리는 서울만큼 안전하다.

















이제 아침 9시쯤 되었다.


이 횽님은 잠을 설치셨는지 장사하러 나와서 주무시고 계셨다.





























빠통시티, 빠통해변가의 모습이다.


사진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해변가가 나온다.













이렇게해서 나의 푸켓 사진들은 거의 끝나간다.


이제 남은 것은 호텔 사진들인데, 어쩌면 이 사진들이 더 정보력이 강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올린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든다.


아쉬움이 남으면 잔상은 오래남는 법이다.


푸켓은 내게 긴 잔상을 남기며 사진으로 남아있다.



친절한 사람들, 안전한 거리, 어떻게 봐도 아름다운 해변가, 여유있는 여행지 아우라....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리고 다시 푸켓에 갈 때까지 푸켓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