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의 시선, 혹은 시선의 문제에 관하여

2013. 6. 18. 23:57러브모멘트 스튜디오/Portraits




안녕하세요?

비가 내릴 것같이 하늘이 무겁습니다.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죠? 여러분은 아파트 위 층에서 시끄럽게 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긴 막대기로 천정을 퉁퉁 치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 하지만 우리 윗집은 밤에만 사람이 들어오는 집이어서 매우 조용함.. 크하하하하하???

 

바로 그 때 사용하는 기다린 막대기로 하늘을 쿵쿵 찌른다면 아마 참았던 빗물을 한컷 쏟아낼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짓은 절대 하지 마세요.. 제발... 알았죠? 비오면... 운전하기도 귀찮고말야..

 

내일부터 장마라는데, 무슨 6월 중순에 장마입니까?

 

뭐 각설하고 오늘은 시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시선처리는 비단 프로필 사진이 아니더라도, 사진, 회화 또는 인간관계나 정신분석학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주제입니다.

 

바라봄의 의미. 눈의 의미에 대한 담론은 이미 수세기 전부터 인류가 고민해온 철학적 주제입니다.

(여기에 관해서 더 공부하고 싶은 분은 임철규 교수님의 논문과 책을 찾아보시면 풍성한 지식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

 

자, 시선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오디푸스에서도 나옵니다.

 

오디푸스라니? 갑자기 무슨 무식한 얘긴가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오딧푸스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는 못했던 홍길동과는 완전히 입장이 바뀌어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고(?) 와이프로 부른 유명한 신화의 인물 아닙니까? 그렇죠?

 

프로이트의 그 유명한 오디푸스 컴플렉스, 즉 부성살해의 주인공이기도 한 바로 이 오디푸스 이야기에도 실은 굉장히 중요한 시선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오디푸스는 전염병에 걸려 망해가는 테베시를 구하고 영웅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영광스럽게 왕궁에 입성하게 되죠. 

 

그런데 왕궁에는 장님 예언자가 있었습니다. 선왕 때부터 용하다고 소문난(?) 장님 점쟁이이자 예언가였죠. 

 

바로 이 예언가가 간이 부어올라서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어머니와 결혼을 할 것이오'

 

오디푸스 입장에서는 그 무슨 개 소리인가? 싶었을 겁니다. 당연하겠죠....

 

그래서 그 장님 예언가를 불러놓고 이런 명 장면을 연출합니다.

 

'봐라, 여기 쥐새끼가 있다. 여기에 있는 쥐새끼가 몇 놈인줄 맞출수 있느냐?'

'네, 세마리입니다.'

'뭐 세마리? 크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너를 가엾이 여겨 한 번 더 기회를 줄테니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아라'

'다시 생각해도 세 마리입니다'

'이런 돌팔이 새끼... 여기에는 쥐새끼가 한마리가 있느니라...' (글쓰다 생각났는데, 우리 나라에도 빅 쥐새끼가 한마리 있긴한데....젠장..)

 

그러자, 장님 예언가를 이런 말을 남깁니다.

 

'배를 갈라보십시오. 그 쥐는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 속엔 새끼 쥐가 두 마리 들어있을겁니다'

 

그리고 이 말에 놀란 신하들이 쥐를 잡아서 배를 가르자 그 속에 정말로 새끼 쥐 두 마리가 들어있었다는 신화이죠.

 

자, 그럼 여기서 오디푸스 신화는 우리에게 진지하게 묻습니다.

 

'과연 제대로 보는 이는 누구인가? 누가 보는 자이고, 누가 보지 못하는 자인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오디푸스와 눈은 없지만 정확하게 보는 장님 예언자의 대립은 오디푸스 이야기에서 제가 꼽는 백미입니다.

 

결국 자신의 운명을 모두 알아버린 오디푸스는 스스로 자기의 눈을 찌르고 장님이 되어, 보지 못하는 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죠.

 

제가 오늘도 사진 한 장 올려놓고 너무 길고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놨네요.

 

이 프로필 사진에서 모델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말이죠.

 

보통 사진을 찍을때는 카메라가 어색하거나, 카메라의 응시가 쑥스러워서 정면으로 쳐다보기가 어렵습니다.

정면을 본다고 해도 약간의 망설임, 혹은 어색함이 묻어나오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제부터는 당당하고 자신있게 카메라를 응시하세요. 카메라 뒤에 있는 포토그래퍼를 바라본다는 느낌으로 감정을 조절하면 분명히 더 좋은 장면으로 찍히실 수 있을 겁니다.

 

응시, 시선 그리고 사진은 각각 다른 3개가 아니라 합쳐질 때 교호작용이 되는 시너지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더불어 스튜디오 모멘토와 임준형 포토그래퍼도 함꼐 기억해주시면 더 좋구요^^ 

 

감사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