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0. 04:13ㆍ러브모멘트 스튜디오/Portraits
이 글을 읽는 분들을 숫자로 헤아리자면 사실 한 손가락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혹여 20대가 있으시다면 아마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는 영화를 모르실 겁니다.
글쎄요... 요즘 젊은이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카메론 디아즈라는 유명 여배우가 출연하여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입니다....라고 적을 수 밖에 없겠네요.
사실 저도 그 영화는 본 적이 없거든요.
카메론 디아즈의 섹시하고 상큼한 포즈가 화제가 되었던 포스터 빼고는 별로 이야기거리가 없었던 그 영화에서 포스터 빼고 나머지 유일한 이야기거리는 아마도 제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실 카메론 디아즈 역시 섹시함과 상큼함을 빼면 이야기할 것이 별로 없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목이 포스터를 빼면 남는 유일한 이야깃거리라는 것은 어쩌면 그건 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난 당시에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던 대학생이었으니까요)
무슨 이야기냐?
우리 말 영화 제목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입니다.
모든 영화 제목이 원제를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우리 정서에 맞게 수정하거나 약간의 의역을 하게 되죠.
그런데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원제 그대로 해석해서 발표된 경우입니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냐는거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까봐 지금부터 영어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영작하시오.
10
9
8
7
6
5
4
3
2
1
0
끝!
다 작성하셨습니까?
그럼 답안지를 볼까요?
대부분의 경우 '무언가'는 something으로, '특별한 것'은 special로 번역했을 겁니다. 그렇죠?
그래서 오답의 상당수는 'There's Something Special About Mary' 이렇게 영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의 원제는 그냥 'There's Something About Mary' 입니다.
어? 특별하다며? 그런데 왜 special은 없는거냐?고 물어보신다면 한 때 전도유망했던 영문학도로서 말씀드리자면, something의 뜻에는
이미 특별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썸씽만 써도 뭔가 특별하고, 남들과 다른 차별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거죠.
자,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칩시다.
저는 왜 또 사진 한 장 올려놓고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걸까요?
프로필 사진.
바로 프로필 사진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보통 프로필 사진을 찍으러 가기 전에,
1. 예쁜 옷을 챙긴다.
2. 예쁜 악세사리를 챙긴다.
3. 전 날, 마스크팩으로 피부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한다.
4. 아침에 미장원에서 헤어 손질을 받는다.
5.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6. 사진관에 간다.
7. 찍는다.
8. 돈낸다.
9. 한 시간 뒤에 사진을 찾으러 간다.
10. 뽀샵이 과도한 자기 얼굴을 약간 민망해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족해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제 스튜디오에 오셔서 프로필 사진을 찍으신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다만, 9,10번은 생략이 될 겁니다.
뭐 하여간....
위 순서가 뭐가 어때서 딴지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프로필 사진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진으로 보여주는 자기 소개서 같은 것입니다.
사진 한 장의 이미지 안에,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어 보여줘야하는것이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프로필 사진이 아니라 그냥 기념촬영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혹은 자기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강조할 부분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산하지 않으면
그 사진은 분명히 그저 그렇고 그런 사진으로 남게될 것이 분명합니다.
당신이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이 아니듯이, 당신의 사진도 그저 그렇고 그런 사진이 되어서는 안되는거죠.
군계일학. 백미.
위 한자성어들처럼 여럿 가운데 도드라져보이는 하나.
바로 그것이 여러분의 S.O.M.E.T.H.I.N.G.일 것입니다.
이왕 영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만 더 꺼내보죠.
(세상에 이렇게 유익한 블로그가 어딨냐고.. 세상에 어느 포토그래퍼 실장이 영어 막 얘기하면서 글을 이렇게 길게 쓰냐고....응?)
'저 아세요?'
이걸 영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Do you know me?'
이것일까요?
미국 사람한테 저렇게 물어보신다면 당장 이런 대답을 듣게될 것입니다.
'No, what the hell are you?'
know라는 단어는 당연히 알아함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예컨대 연예인이나 미국 대통령쯤되야 저런 말을 할 수 있겠죠...
그럼 영어로 '저 아세요?'를 말해야한다면
'Do you recognize me? 라고 해야합니다.
이 말을 직역하자면, 당신은 저를 다른 사람과 구분할 수 있나요?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과 구분하다. 이것이 곧 알아보다, 알다의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제가 하려는 말이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을 알아보게 하는 것, 다른 사람과 구별되게 하는 것, 당신의 개성, 에너지, 당신만의 표정....
바로 이러한 something 을 찍는 프로필 사진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프로필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잘 찍어주는 스튜디오가 있다면, 애용하세요.
하지만, 주변에 도통 저렇게 찍어주는 스튜디오가 젠장 보이지도 않는다면, 제게 오세요.
커피 마시면서 충분히 이야기한 결과로 여러분의 썸씽을 찍어드리겠습니다.
허나 사진보다 더 중요한 건 뭐?
바로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만의 썸씽을 발견하는거, 바로 그거겠죠...
오늘도 감사합니다.
스튜디오 모멘토의 임준형 실장이었습니다.
벌써 목요일이네요. 조금만 기다리면 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다같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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