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9. 10:05ㆍ러브모멘트 스튜디오/Portraits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향기가 전해지도록 촬영하는 스튜디오 모멘토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미지의 불법한 사용은 금합니다.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향기가 전해지도록 촬영하는 스튜디오 모멘토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미지의 불법한 사용은 금합니다.
자주 등장하는 모델이 오늘도 블로그에 나왔습니다.
자주보니까 반가우시죠? (그럼 모니터에 대고 가볍게 손인사라도....^^)
이어폰 제품 촬영을 했습니다. 저희 스튜디오 모멘토에서는 프로필 사진, 제품 사진, 오픈마켓 제품 사진, 상세 페이지 사진은 물론이고, 가족 사진, 연인사진, 웨딩사진, 심지어 베이비 사진도 찍고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사진들이 각각의 촬영테크닉이 필요한 건 아니고,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들이죠. (하지만 경험만 가지고서는 절대로 잘 찍을 수 없는게 또 상업 사진입니다. 절대적인 공부와 노력이 필요해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어폰 촬영 사진을 올리면서 저는 소리와 듣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어요.
그래도 스튜디오 자랑만 늘어놓는 포스팅보다 얼마나 유익합니까? (그렇죠???)
글을 쓰려고 정보를 찾아보니 벌써 개봉한지 18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현재형으로 끊임없이 마음 속에 울리고 있는 영화 <러브레터>가 떠오릅니다.
한참 일본 감성 영화들이 붐을 이루던 시기의 신호탄같은 영화로 기억하는 <러브레터>를 저는 한참 지난 2000년대에 봤습니다.
1995년이라면, 제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시절이었고 제가 막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타이타닉>이 빅히트를 치고 있었어요. (저는 본의 아니게 극장에서 세 번이나 봤었죠, 아마 저 뿐만이 아니라 두 세번씩 본 관객이 많았을거예요... 당시에 마땅히 볼만한 영화도 없었지만, 여성 관객들은 르날도 디카프리오의 꽃미모를 보러 갔었겠죠. 저는 뭐.... 그런 이유때문은 아니었지만)
여하간 배가 쪼개지고 사람이 얼어죽는(?) 타이타닉으로 기억되는 1990년대 말을 지나서 뉴밀레니엄과 동시에 저는 이상하게도 라깡에 엄청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전공이 심리학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라깡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서적에서는 권택영 교수님의 책들을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라깡에 관련한 책들이 별로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저는 그 시절에 권 교수님의 책에서 <러브레터>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오겡끼데쓰까?' 즉, 잘 지내시나요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상처와 치유 그리고 신경증에 관한 에피소드를 다루는 영화로 제게 깊숙하게 기억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반복해서 볼수록, 정신분석적인 측면보다 로맨스에 빠져들게 만드는 서사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제게 최고의 따뜻한 영화로 남아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잘 지내고 있나요?'
그 질문안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말이 되어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마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슬퍼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요? 잘 지내나요?'
'그곳은 어떤가요? 저는 당신이 여전히 보고싶어요'
'잘 지내고 있나요? 설령 그렇지 못한건 아니겠죠? 당신이 잘 지내길 바래요'
이처럼 많은 이야기, 어쩌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압축한 사건과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내는 담백한 질문이 바로 '잘 지내나요'입니다.
비단 영화가 아니라도 우리도 종종 오랜만에 만난 사람한테 그간의 모든 이야기를 한꺼번에 묶어서 저렇게 인사를 하곤 하지요.
상상해 봅시다.
절절하게 사랑했고, 태양의 표면만큼 뜨겁고 화려하게 사랑했던 20대의 어느 옛사랑과 마주앉게될 기회가 생겼다고 말입니다.
아니면, 우연히 길에 마주쳤는데 서로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말입니다.
바로 이런 순간에, 우리는 어떤 말을 건내야할까요? 어떤 말, 무슨 단어가 그런 순간에 가장 적절하고 알맞은 말이될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저 담담하게 '잘 지냈니?' 가 최선의 답일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저는 갑자기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가 생각났습니다. 몇 년만에 들었는데도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세련되더군요.
그 노래의 가사에서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사이가 있지 않나요?
나는 이야기하지만, 들리지않는 곳에 있는 상대방에게 여러분은 어떤 말을 건내고 싶으신가요?
저에게는 용서를 청하고 싶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 때 내가 잘 못 생각했었고, 미안했노라고...
이어폰 광고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사진들을 하나씩 다시 훑어보다보니 갑자기 어디선가 내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이어폰이 있다면 나는 과연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또, 나는 누구에게 보내는 음성을 녹음하게될지도 궁금해졌구요.
별로 인기없었던 소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라는 책은 제목이 근사합니다.
새벽 세시... 당신이 있는 거기에는 바람이 부나요? 라고 듣지 못할 대답이지만, 물어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는 시간이 여러분에게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스튜디오 모멘토의 임준형 실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향기가 전해지도록 촬영하는 스튜디오 모멘토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미지의 불법한 사용은 금합니다.
'러브모멘트 스튜디오 > Portrai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멘티스트의 어떤 순간] 한 때는 노숙인이었던 이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 (0) | 2014.02.25 |
---|---|
[빅이슈] 안녕하세요, 빅판님 (0) | 2014.02.10 |
[프로필 사진추천] 프로필 사진에 담기는 something이란...? (0) | 2013.06.20 |
[프로필 사진] 흑백으로 표현하는 맛은 어떤걸까? (4) | 2013.06.19 |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의 시선, 혹은 시선의 문제에 관하여 (0) | 2013.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