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짧은 순간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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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후기] 영도다리 - 부산에 대한 기억, 그리고 몸의 기억
1. 부산에 대한 기억 나는 한반도의 육지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제주도도 가보지 못한 촌놈이다. 정말이지 그 흔한 제주도도 말이다. 그렇지만 내륙지방은 틈나는대로 여기 저기 많이 돌아다녔다고 자부하며 지금까지 어디를 다녔는지 생각해보니, 그게 전부 연고가 있는 곳과 멀리 않는 지역에 국한되어있다. 이를테면, 전라도라던가, 충청도 일부, 그리고 아주 드물게 강원도. 그러니까 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싫어할뿐더러) 그 쪽에 연고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 지역은 한번도 가본 일이 없다. 그래서 하늘이 내게 기회를 준 것인지, 군인이던 시절에 우리 중대에는 경상도 출신이 많았다. 군대의 특성상, 싫은 이야기를 많이 듣기 마련인데 밤마다 경상도 사투리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선임병들 탓에...나..
2010.06.28 -
비가 내립니다. 다들 안녕한가요?
를 아끼시는 분들, 안녕하십니까? 비가 내립니다. 오늘은 5.18 민주 항쟁 기념일이구요. 그리고 여기는 사무실입니다. 점심을 먹었더니 일하기도 귀찮고, 옴짝달싹하기가 싫습니다. 제 자리 옆으로 창이 있는데, 빗길을 달리는 바퀴들의 소리가 듣기 좋네요. 저는 요즘도 여전하게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바쁘게요. 물론 내용을 살펴보면 술마시고 취하고 노래부르는 일이 전부이지만, 그런 일이 마냥 놀기 위한 것이 아니라서, 바쁘게 지낸다고 말해도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그러니까...막장으로 노는건 아니라는것이죠. 지난 남산 포스트를 올리고 저는 약간의 힘이 빠졌습니다. 남산을 위해 긴 시간 신경을 썼던 탓인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다시 좋은 글로 블로그를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다음 포스트..
2010.05.18 -
막연하게... 제 블로그를 아껴주시는 분들꼐.
본의 아니게 새 포스팅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참 사는게 바쁜 거군요. 저의 꿈은 '백수'이지만 그렇게 될 수 없어서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생각만큼 ...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의 계획처럼 되지 않아요.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몇몇 제 친구들을 빼고는. 또 몇 몇 분들이 이 블로그를 즐겨 찾아주시는데, 너무 소홀해서 죄송합니다. 아, 바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바쁜 것도 나쁜 건 아니라서 꾸역 꾸역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올해가 되면 바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여전히 돈도 되지 않는 일에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필름 스캐너를 구입할 예정이예요. 지금 가지고 있는 건 너무 낡아서 고장이 난 것 같거든요. 그렇게 되면 일단 제가 그동안 찍었던 필름들을 스캔해서 올리면서 날이 좋아질 때를..
2010.03.28 -
겨울이 가는 소리
1. 요즘 나는 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위 핼쓰라는 걸 하고 있는데, 어쩐지 핼쓰라는 영어 명사에 우리말 동사형 어미 '하다'를 붙여서 표현하는게 어색해서 나는 그냥 근육 운동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어쨌거나 근육운동을 요즘들어 갑자기 시작한건 아니고, 작년에도 줄곧 클럽에 등록을 해놓고 있었지만, 근래에 들어서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수영이나, 테니스 혹은 태권도나 권투처럼 실용적인 운동을 하는게 아니라 근육 운동을 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 첫번째는 종종 허리가 아팠던 나는 여기 저기 병원과 유명하다는 한약방을 전전한 끝에 허리쪽의 근육량이 보통 남자에 비해서 적다는걸 알게 되었다. (신은 내게 허리쪽의 근육을 조금 빼내어 허벅지에 잔뜩 몰아주신 모양이다.) 그래서..
2010.02.01 -
서울을 여행하는 발바닥을 위한 안내서
이 블로그는 두 친구들의 권유로 시작되었다. Yi와 S는 내 사진을 [블로그]를 통해 [구독]하기를 원했고, 자기들이 그렇듯이 다른 이들에게도 내 사진이나 글이 [구독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각자의 최선을 다해 나를 설득시켰다. 그러나 나는 이미 Psy-world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권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저 멀리 나와 반대편에 사는 Yi가 기회있을때마다 유혹적인 블로그를 소개해주는 수고를 멈추지 않는 [노력을 건내주어] [결국] 이 블로그를 열게되었다. 그리하여 Yi와 Ne-ton으로 장시간 상의한 끝에, 서울 사진만 올리는 블로그로 컨셉을 잡긴하였는데, 문제는 블로그 제목을 정하는 일이었다. 여기서의 요점은 딱 하나, 제목만 봐도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금방 알수 ..
2010.01.29 -
서울을 여행하는 서문
서울에서 태어나,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상한 취향으로 서울을 떠난 일이 별로 없다. 삶이 따분한 어느 날, 불현듯 서울을 여행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왔다. (이건 네루다에게 시가 찾아간 사건이라던가, 성모님께 가브리엘 천사가 방문해 수태고지를 하는 장면과 비슷한, 내게있어 매우 큰 사건이었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을까? 그것은 여행자다운 호기심과 수상한 시선을 갖는것이다. 서울을 낯설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그 눈이 바로 카메라이고, 렌즈이다. 브레송님은 카메라를 시선의 확장이라고 했지만, 나는 렌즈는 낯선 시선이고 필름은 마음의 확장이라고 표현하고싶다. 이제 여기에, 나는 낯선 서울을 기록하고자 한다.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