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북아현동] 호기심 많은 토끼, 바다 속으로 들어가다
2010. 5. 11. 15:53ㆍ서울여행 큐레이터
몇 개월만에 북아현의 골목길을 걸었다. 봄은 이 골목에도 너그러이 찾아와 제법 느긋한 분위기를 자아내 주었다.
나는 사진을 찍기보다, 천천히 걷는 쪽을 선택하여 일부러 계단들만 골라서 걸어다녔는데 내가 즐겨가는 기찻길이 보이는 골목 입구에 들어서니 바로 이 토끼가 있었다.
나는 이 토끼를 보자마자, 용왕의 사주를 받아 육지로 나왔다가 토끼한테 단단히 낚였다는 자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센스없는 자라 자식 .. 사람이...아, 아니 자라가 너무 착해도 문제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상상은 조금씩 커져갔다.
용왕: 이 센스없는 자라 자식아~~ 야! 너 토끼한테 낚인거야, 알아 몰라?
자라: 용왕님 면목이 없습니다.
용왕: 아놔, 이 새끼 이거...꺼져 이 자식아...아 저 자식은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그냥...
(용궁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때, 물 밖의 토끼는....)
토끼: 아...자라 자식, 줘터지고 있는 거 아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간을 내달래...내가 무슨 벼룩이야 뭐야..? 근데 이거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레알 궁금한데??? 한번 가볼까? 레츠고 자맥질!!!
그리하여 토끼는 잠깐 잠수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
뒤에 있는 파란 색 벽면이 바닷물처럼 느껴지지 않은가?
토끼야, 적당히 하고 나와라. 숨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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