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여행하는 서문

2010. 1. 22. 16:54그냥 짧은 순간들

서울에서 태어나,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상한 취향으로 서울을 떠난 일이 별로 없다.

삶이 따분한 어느 날, 불현듯 서울을 여행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왔다.

(이건 네루다에게 시가 찾아간 사건이라던가, 성모님께 가브리엘 천사가 방문해 수태고지를 하는 장면과 비슷한, 내게있어 매우 큰 사건이었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을까?

그것은 여행자다운 호기심과 수상한 시선을 갖는것이다.  서울을 낯설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그 눈이 바로 카메라이고, 렌즈이다.

브레송님은 카메라를 시선의 확장이라고 했지만, 나는 렌즈는 낯선 시선이고 필름은 마음의 확장이라고 표현하고싶다.

이제 여기에, 나는 낯선 서울을 기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