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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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동] 텅 빈 빨래줄에 걸린 햇살의 시간
사진으로 잘 표현됐는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을 찍으러 나간 날은 정확하지는 않아도 '몇 십년 만의 최고' 라던가? 이번 겨울중에 제일 춥다던가?'하고 방송에서 고함을 질러대던 오후였다. 하지만 제 아무리 추워도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내게 (아니 한국의 모든 예비역들에게) 이겨내지못할 추위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영하 20여도를 넘나드는 추위 속에서 잠을 자고, 이동을 하고, 막사를 치고, 게다가 꼭두새벽에 알통구보를 하면서도 살아남지 않았던가. 2010년 새해를 맞이하는 북아현을 기록하기 위해, 그리고 추위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는 불굴의 사진전사(戰士)임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골목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오후가 되어있었다. 오후는 마법의 시간이다. 그 시간 안에 세상은 녹아내리는 치즈마냥 누적누적해지고..
2010.02.04 -
[북아현동] 북아현 골목에서 A piece of 하늘, 그야말로 하늘 한 조각을 발견하다.
나의 삶이란 뭐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을 뿐더러 요란하지도 않다. 어쩌면 내 성격은 조금 부산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거야 순간의 모습일뿐, 전반적으로 나의 일상을 고요하다. 잘 생각해보면 매 순간을 대강 대강 사는 것도 아닌것 같은데 삶은 종종 힘든 순간을 내 앞에 툭 툭 던져놓는다. 어린 애들이 심술 부리듯이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살았길래 쉬운 일이 없는가....하고 멍해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내게 힘든 일이란 정말로 힘든 사람들이 듣는다면 코 웃음을 칠만큼 사소한 일일테지만 고통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같지 않을까? 그래서 어쨌거나 나도 간혹 살아있음이 버거울 때가 있다. 날씨가 전형적으로 가을이었던, 작년의 그 때쯤 북아현 골목을 걸었다. 삶이 아플 때, 골목길을 걷는 건 매..
2010.02.03 -
[북아현동] colors of 북아현동
무슨 사진을 이렇게 변태처럼 찍냐고 할지 모르겠지만...북아현동에 처음 갔던 날부터 나는 이 쓰레기통의 색깔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쓰레기통이란 모름지기 어디에나 있으되, 또 어디에도 없는 듯하게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사진의 사명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는 듯한 것을 드러내어 보여주기. 사진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 문화우리와 같이 작업한 북아현 프로젝트 중에서
2010.02.03 -
[명동]눈 마주치기
눈을 마주치는건 당신이 거기에 있음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Nikon D3, 28-70mm
2010.02.02